▲ 원문
느낀점...?
건물 높이 제한은 개발밀도 아닌 경관문제에 대한 것인데,
많은 사람들은 개발밀도에 더 관심이 많은 거 같다.
완화나 폐지를 말하면, 사업성만 추구하는 '업자'쯤으로 매도하는 분위기가 있다.
건물 높이를 제한하는 것은 경관을 보존하는 것 아닌, 훼손하는 것...
35층이란 숫자는 어떻게 나온 걸까... 궁금.
전문가가 아닌, 일반 시민들(중에서도 무작위로 뽑은 극일부)의 합의에
서울의 도시계획을 맡길 수 있을까...
규제가 이중, 삼중 옭아맬수록, 개개의 개성은 억압되고, 획일화된 도시풍경을 만든다.
'서울'의 경관을 망치는 가장 큰 문제로 손꼽히는 것은 '천편일률적인 대단지 아파트'이다. 특히, 한강을 따라 줄지어 서있는 '성냥갑 장벽'은 시원한 강변을 따라 서있으면서도 서울을 지루하고, 답답해 보이도록 만든다. 그중 '잠실'지역은 이미 많은 단지가 재건축된 곳이다. 그러나, 경관은 개선되지 못 했고, 전에 있던 장벽의 높이만 더 높아졌을 뿐이다.
이를 개선하고자한 '한강르네상스'의 핵심은 '초고층을 통한 통경축'이다. 높이를 올리면, 동수를 줄일 수 있고, 높은 건물이 있음으로서, 낮은 건물도 만들 수 있다. 그렇게 하면, 빈틈없이 이어지던 한강변 장벽에 틈을 줘서, 건물 사이사이로 그동안 가려졌던 도시풍경이 보이도록 할 수 있다. 똑같은 높이로 맞춰진 대단지가 만든 일(一)자 스카이라인을 깨고, 자연의 산능선을 닮은 리듬감있는 스카이라인도 만든다. 한강변은 규칙을 깨는 게 필요하다. 강동부터 강서까지, 어딜가나 똑같은 아파트라면 긴장감이 없다. 개성있는, 예측할 수 없는 풍경을 만들려면, 획일성을 유도하는 규제부터 고쳐야 한다. 50층 지을 수 있는 곳에 35층 제한을 걸면, 그 옆에선 20층 지을 건물도 35층이 되버린다.
규제는 최소한이어야 한다. 규제를 하지 않아서 좋은 풍경을 만들진 못해도, 규제를 해서 못난 풍경을 만들어선 안된다.
선진국들은 좁은 면적에 고밀도로, '컴팩트'한 도시를 추구한다.
서울의 도심, 사대문은 고도제한으로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다. 남산이나 인왕산, 북악산에 올라서 보면, 건물 높이가 마치 잔디깎이가 지나간 듯(?) 고만고만 일정하다. 다행스럽게도, 종로나 을지로엔 고급호텔이나 대기업사옥이 많아서, 유려한 외관덕인지 끔찍하기보단, 그래도 화려한 풍경이란 느낌이다. (경복궁에 가까이 갈수록 낮아지는 것도 있고.) 그런 심심한 스카이라인이어도, 어쨌든, 서울 내사산의 아름다운 산능선과 어우러져 어느 방향에서 바라봐도 꽤나 멋지긴 하다. 그래도, 이건 자연환경이 화려한 덕이지, 사람이 만든 풍경은 아쉬움이 살짝 있다...(난 좀...)
종로 청진지구. 건물높이가 똑같다.;;
최근엔, 이 일대에 용적률 1700%이 넘는 초고밀도 개발도 계획되어 있다고 한다. 도쿄는 그린벨트가 없는 도시다. 무한하게 확장되면서, 많은 도시문제를 겪었다. 그런 경험 때문인지, 최근엔 이러한 도심 고밀도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과는 정반대의 양상이다. 자연과 문화유산들을 보존하기 위해, 사대문 안의 개발을 규제하고, 도심권 수요를 사대문 밖으로 끄집어내서 분산시키려고 애쓰는 것이 이젠 조금 다르게 보인다.
마루노우치 역시 오래된 도쿄의 도심으로, 지켜야 할 유산을 가까이에 두고 있다. 하지만, 마루노우치개발을 '훼손'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노후되었던 마루노우치를 과거의 번영으로 되돌려 놓았다고 생각한다. 마루노우치개발은 지켜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의 선별이 확실했다. 서울도심도 과거에서처럼, 지금까지도 서울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고, 자랑스러워 하는 공간이다. 그런데, '보존'에 대한 생각은 도쿄의 경우와 조금 다른 것 같다. 서울도심이 지켜야 할 건, 이곳에 사람들이 오게 하는 이유다. 이곳에 회사를 둔 직장인, 미술관이나 궁궐을 찾은 어린이... 그들이 서울도심을 도심이라 불리게 한다.
서울 중심을 고밀도 개발하는 것은 돈 많은 사람들에게만 좋은 일일까.
한강변을 개발하는 것은 그 주변에 살고 있는, 그 주변의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에게만 좋을까... 서울을 고밀도로 개발하지 않으면, 서울이 넓어지는 수 밖에 없다. 서울이 아파트숲이라서 경관이 나쁘다는 사람들도 서울을 둘러싼 녹색띠가 사라진 풍경이 더 싫을 것이다. 전망 좋은 높은 층에 부자들만 살 수 있고, 일반 서민들은 낮은 층에만 산다고 고층화가 문제일까... 초고층아파트가 소득수준의 격차를 줄여주진 않아도, 나라면 적어도, 멀리 쫓겨나 사느니, 낮은 층에 살겠다. 따라서, 나는 서울은 고밀도 개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류를 몇가지로 정리하면...
첫째로, 에너지효율이 좋다.
인구밀도와 CO2 배출량은 반비례한 관계다. 모여살면 모여살수록, 오히려 환경친화적인 것이다. 전원주택보다 아파트가 그러하고, 조방적인 도시보다 컴팩트한 도시가 그러하다. 냉난방 등 건물 에너지효율이나 통근, 통학 등 이동거리 차이가 아닐까 싶다.
1.5번째(?)로, 이동거리가 짧아지는 것... 통근비용은 일상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또, 주택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단순하게, 중심은 비싸고, 근교는 싸다고 할 때, 비싼 집이 부담스러운 사람은 바깥으로 밀려나게 된다. 비교적 저렴한 주거비용을 지불하는 대가로, 이들은 도시 중심으로 이동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 돈을 들여야 한다. 때문에 이들을 위해, 정부나 지자체는 광역교통 확충을 역점으로 두고, 지하철이나 버스요금을 통제한다. 도심부가 더 많은 인구를 수용할 수 있다면, 이러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번 학기에 개발사례를 조사하다가, 일본의 '도야마'시의 도시구조를 바꾸는 프로젝트를 알게 되었다. 고령화가 빠르고, 인구가 줄어드는 지방도시에서, 조방적인 도시구조는 노인들이 병원이나 여가시설을 이용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좀 더 컴팩트하게 모여사는 구조 혹은 수직으로 다양한 기능이 집약된 복합빌딩이 이동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더욱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둘째, 자연보전에 유리하다.
고밀도개발을 하지 않으면, 도시면적이 넓어질 수 밖에 없다. 포장면적이 넓어지면, 당연히 비포장면적은 줄어든다.
셋째, 경관을 살린다.
우리나라는 구릉이 많은 나라다. 도시지역에서도, 경사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서울은 도시 안에도, 산이 너무 흔하다. 지금까진 이런 지형을 고려하지 않고, 평지든, 경사지든, 대단지 아파트를 많이 지어왔다. 넓은 땅위에나 어울릴 법한 큰 건물들이 언덕 위에 서있으니, 경관이 당연히 좋을리가 없었다. 구릉은 구릉에 어울리는 작고, 낮은 스케일의 건물을 지어야 한다.
TDR(개발권 양도제)의 아이디어를 빌려와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곳이 있다. 이문 3구역. 1학년 수업시간 때, 고층건물과 종교건물(성당)의 예를 들면서, 언뜻 들었던 것인데, 이것이 평지-구릉 간에서 이용된 것이다. 이런 방법을 통해, 구릉엔 지형을 살리는 저밀도 단지를 만들고, 수요가 많은 역세권 평지엔 더 많은 가구를 수용할 수 있는 고밀도 단지를 만들었다.
높이를 낮추고 싶다면, 필연적으로, 어딘가에 높은 건물을 지어야 하고, 낮은 밀도로 개발하고 싶으면, 더 넓은 면적을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모든 곳을 낮은 건물로, 쾌적하게 하고 싶다면, 더 많은 자연을 포기해야 한다. 분당신도시의 아파트들의 높이가 지금의 절반이었다면...? 신도시 전체 면적이 두 배로 늘어났을 것이다. 산도 깎아야 하고. 서울이 아파트숲이 아니었다면, 그린벨트는 유지할 수 없다.
이촌동의 래미안첼리투스도 그렇고, 얼마전 다녀온 부산의 용호동W도 그렇고, 높게 올린 덕에 동간 간격을 넓혀, 개방감을 극대화한 단지들이 많이 보인다. 서울이 답답한 사람들은 한 번, 북악산에 올라가 봤으면 좋겠다. 새둥지처럼 녹색의 숲으로 둘러쌓인 가운데에 빌딩숲이 둥지속 알처럼 감싸져 있다. 우리는 그런 도시에 살고 있다.
이렇게 써놓으면 언젠가 과제한다고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ㅎㅎ
앞으로 생각날 때마다 내용 더하고, 수정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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